지난 6월, "완전한 비건 한 명보다 불완전한 비건 여러 명이 느는 것이 낫다"는 말에 감명을 받아 불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하루 한 끼는 덩어리 고기가 없는 식사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리 불완전하다고는 해도 너무 불량한 것 아닌가 싶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살던 것보다는 낫겠거니, 뭐라도 하는 게 도움이 되겠거니 생각하며 실천을 계속하고 있다.
사실 나는 육식을 정말 좋아하며, 매일 덩어리 고기를 찾던 사람이다.
그래서 비덩주의 식사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주 작은 실천인데도.
익숙한 방식으로 장을 보면 덩어리 고기 중심으로 이루어진 식단이 된다.
따라서 매주 식단을 짜야 하며, 하루에 두 끼를 먹기 때문에 그중 한 끼는 고기 없는 식단이 되도록 고민해야 실천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채식 식단'은 많이 나오는데, '비덩주의 식단'은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서...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음(물론 많은 비건 레스토랑과 비건 메뉴들이 있지만, 일상적으로 차리기 쉬운 음식을 찾다 보니 더 어려웠다).
채식까지는 아니지만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는 비덩주의 식사.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비육식주의'라거나 '플렉시테리언'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그냥 '플렉시테리언 지향인'이라고 하자.ㅋㅋ)
몇 가지 메뉴가 더 쌓인 김에 기록해본다.
참고로 챌린저스 챌린지의 기준을 따랐다.
[하루 한 끼 비덩주의 식사하기] 챌린지 -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덩어리 육류 고기 먹지 않기 - 다진 육류 고기도 인정하지 않음 - 해산물, 달걀,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은 가능 - 멸치 육수, 사골 육수로 만든 음식도 가능 |
*실천하기까지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다음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1. 감자튀김
집에 갑자기 감자가 많아져서 한 끼는 감자로 해결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사 온 감자튀김과, 에어프라이어에 소금만 뿌려 구운 감자튀김.
맛있었음
2. 떡볶이와 떡볶이와 떡볶이
맛있는 비덩 메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된 떡볶이.
사실 떡볶이에는 순대를 곁들이는 걸 좋아한다. 아니면 비엔나나 차돌, 냉동 삼겹을 넣는 게 일상인 사람이라... 떡볶이를 그냥 먹기에는 아쉬웠다.
그래도 비덩주의 식단이니까, 새로운 식감(?)을 위해 옥수수와 두부를 넣어 보기도 하고, 메추리알과 누룽지를 잔뜩 넣어 보기도 했는데 모두 맛있었다. 고기 없어도 괜찮은 떡볶이.
3. 우렁 넣은 된장찌개
김치찌개도 돼지고기파. 된장찌개나 청국장에도 돼지고기 넣는 걸 좋아하는 나란 사람...
이번에는 우렁이를 대신 넣었다.
마침 오아시스에서 파는 걸 발견해서 사봤고, 대만족했음!
이것도 동물성 식품이라 비건 메뉴는 아닌데, 챌린저스 기준에는 비덩주의 메뉴로 합격.
기후변화 식품 계산기에 우렁, 조개 등은 없는데 새우랑 같은 기준인 걸까? 아니면 생선과 같은 기준일까?
기록하다 보니 고민이 된다. 뭐가 더 나은가... @@
일단은 육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메뉴를 찾은 것만으로도 만족.
느슨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씩 적응하며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파이팅.
4. 김치 참치 부침개
김치전은 정말 맛있는 메뉴.
만들기 귀찮지만 귀찮음을 감수할 만큼 맛있다. 참치 대신 오징어를 넣어도 되고, 아무것도 안 넣고 김치+밀가루+튀김가루로만 만들어도 맛있음.
5. 들깨수제비
이것도 오아시스마켓에서 구매함.
사진이 맛없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꽤 괜찮다. 재구매 의사 있음.
고기 없어도 들깨 국물이 충분히 맛을 내준다. 더 많으면 좋을 듯.
기존 레토르트 상품에 호박과 계란을 넣어 맛을 더했다.
6. 순두부찌개와 생선구이
순두부, 애호박, 계란으로 만든 순두부찌개. 그리고 생선구이와 김.
육고기는 없지만 단백질 가득 식사 메뉴.
7. 볶음밥(나시고랭, 떡볶이 볶음밥)
정원e샵에서 구매했던 나시고랭 가루를 활용. 밥과 새우만 넣어주면 완성이다.
계란도 위에 올렸다.
꽤 매콤하고 맛있음. 만들기도 간편하고 그럴듯한 나시고랭이 된다.
육고기의 아쉬움은 새우로 대체했는데, 다음에는 새우 대신 버섯으로 식감을 살려볼까 한다.
남은 떡볶이에 밥과 김을 넣어 볶음밥으로 만들었다.
사실 맛있지는 않았음.ㅋㅋㅋㅋㅋㅋ
8. 비건 라구 파스타(마켓컬리에서 산 '콩으로, 라구소스' 활용)
마켓컬리에서 비건 제품을 몇 개 샀었는데, 안 끌려서 묵히다가 먹어봄.
라구파스타는 원래 고기로 만든 소스를 활용하는데, 이 제품은 콩으로 만들었다고 함.
후기도 아주 좋아서 기대했는데 좀 아쉬웠다. 소스 양이 부족했던 건지.
할인하면 사겠지만 또 살지는 모르겠음.
9. 미소 된장국
고기 없어도 아주 좋아하는 메뉴.
만들기 간단하다.
끓는 물에 미소된장 풀고, 미역을 넣고 두부를 넣으면 끝.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미역을 넣으면 풍성해진 느낌이라 다른 재료가 생각나지 않는다.
바쁠 때 뚝딱 만들기 좋고, 속을 따뜻하게 해주어 좋아하게 됨.
미소된장국은 비건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
10. 비건 짜장밥('콩으로, 짜장소스'를 사용. 이것도 마켓컬리에서 구매)
이것도 마켓컬리에서 산 비건 소스다.
개인적으로는 콩으로, 라구소스보다 콩으로, 짜장소스가 훨씬 맛있었다. (조금 짜긴 하다)
3분 짜장이나 3분 카레를 사면 덩어리 고기가 필수로 들어 있기 때문에, 그거 대신 이걸 먹는 게 좋겠음.
가끔 사 먹어야겠다.
후기
앞으로는 하루 한 끼 비덩주의에 나아가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실천해보고 싶다.
비덩주의라고 해도 계란이나 새우 등을 먹고 있고, 이것들 역시 탄소발자국이 엄청나기 때문에.
샴푸, 린스, 설거지 비누를 고체로 바꾸고, 수세미와 샤워볼을 천연수세미로 바꿔 사용한 지 1년쯤 된 것 같다(동구밭 좋아요 고마워요).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고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 지도 꽤 되었다.
조만간 지구가 없어질 것 같아서... ㅠㅠ
그렇지만 여전히, 내 식단이 배출하는 탄소는 지나치게 많고... 물티슈도 많이 쓰는 편이다.
배달 음식도 많이 먹으니 낭비하는 플라스틱도 많고.
블로그에 글 쓰면서 돌아보니 부끄럽다. 반성하자.
완벽할 수는 없지만, 느슨하더라도 실천을 지속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그 핑계로 멈춰 있지는 않기를.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9월부터는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에 참여하기로!!! 땅땅땅
(블로그에 적었으니 민망해서라도 지키겠지...ㅋㅋㅋ)
+덧.
기후 변화 식품 계산기 외에 참고할 만한 다른 링크를 찾았다.
한국일보에서 만든 한 끼 밥상 탄소계산기.
이 쪽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 더 적용하기 쉬울 듯해서 공유.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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