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피를 몇 번을 뽑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11월 23일. 내분비과에 가서 세 번째 혈액검사 결과를 받았다.
수치가 다시 올라갔고, 첫 번째보다 더 높게 나왔다.
아무래도 뇌를 찍어봐야 할 것 같다고. MRI를 찍어보자고 하셔서 예약 잡고(내일) 돌아왔다.
다른 피검사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그동안 세 번의 검사에서는 하지 않았던 검사) 아침 공복에 피검사하고, 그다음 MRI 찍기로 했다.
요즘 오빠가 회사 일로 많이 힘들어하는데, 그 와중에 우리 임신 문제며, 내 건강 문제까지 겹쳐서 더 우울해졌나보다. 나도 힘들지만 오빠가 힘들어하니까 너무 슬프고 속상하다. 웬만해서는 약한 소리 안 하는 사람인데 힘들다고 말할 정도니 얼마나 힘든 걸까ㅠㅠ
내 일도 막막하고 건강도 걱정이고 이래저래 힘들었는데, 오빠가 힘들어하는 게 제일 힘들다. 눈물이 난다.
안심하라고 걱정말라고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싶다. 힘이 되고 싶다.ㅠㅠ
지난 번 기록 이후 약 한 달 동안 병원에 다닌 기록을 남겨보자.
11월 10일.
난임과 검진.
난임과는 갈 때마다 자궁 초음파를 찍는다.
지난번 방문 때 자궁벽을 두껍게 한다는 주사를 맞았기 때문에, 얼마나 두꺼워졌는지 확인함.
두꺼워지기는 했는데 아직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주사를 추가로 처방해주셨다.
배에 주사 두 대를 맞았다.
내분비내과 검진.
프로락틴 수치가 6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아직 정상 범위는 아니지만, 이대로 쭉 내려갈 수도 있으니 바로 뇌검사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급하지 않다면 4주 후에 보는 게 좋겠으나, 난임과에 다니고 있으니(임신을 준비하고 있으니 급하다는 이야기였음) 2주 후에 재검사해보자고.
2주 뒤 금요일에 검사하고, 월요일에 검사 결과 들으러 오기로 했다.
11월 12일.
난임과 검진.
계속 일주일도 안 되는 간격으로 병원에 다니려니 조금 힘들다.
돈과 시간과 마음을 계속 쓰는 게 좀 힘들고, 무엇보다 시간이... 시간이 너무 없다. 직장에 다니면서는 정말 힘들 것 같다. 직장 안 다녀도 일하면서 난임병원 다니기가 이렇게 힘든데 ㅜㅜ
초음파실에서 검사한 결과가 지난번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나와서(자궁벽 두께)
난임과 진료실에서 다시 한번 초음파했다. 선생님이 직접 보시겠다고. 그리고 두꺼워지기는 했다고 하셨다. 효과가 없지는 않지만 약하다고.
(초음파는 초음파실 선생님들이 좀 더 부드럽고 덜 아프게 해주신다. 그분들은 그것만 하셔서 더 그런듯.?)
저번에는 IVF-M 이번에는 IVF-C 주사를 맞았다. 뭐가 다른 거지?
설명으로는 비슷한 주사였는데, 난포가 더 잘 자라게 하겠다고.
지난번 주사도 단순히 자궁벽이 두꺼워지는 게 아니었는지, 지난번 주사 맞고 난포가 잘 자랐다고. 그런데 아직 4개밖에 (확실치 않음. 기억 안 남;) 없어서 조금 더 자랄 수 있게 주사 맞고 가라고 했음.
난포+자궁벽 다 영향을 주는 주사라고 이해했음.
그리고 드디어 정식(?) 숙제를 받았다.
자연임신 확률이 없다고 하셨는데, 굳이 숙제를 해야 하나 싶어서 여쭈어보니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 달 해보고 그다음 바로 인공수정 해보자고.
그리고 드디어!
2주 동안 안 와도 된다고 하셨음.
2주 뒤에 테스트했는데 양성이면 그때부터 일주일 뒤에 내원해서 정확히 다시 확인하고, 음성이면 생리 2~3일째 바로 내원하라고 하심. -> 이럴 경우 인공수정 정부 지원 가능 여부를 미리 알아보고 오라고 하셨다.
내가 알기로 지원 대상자가 확실하지만, 혹시 모르니 다시 확인해보는 걸로.
11월 20일 금요일.
내분비과 혈액검사.
원무과 가서 수납하고 피뽑고 집에 왔다.
그리고 11월 23일 월요일 오늘.
당연히 결과가 좋을 거라 예상했는데, 첫 번째보다 더 높아져 있어서 MRI 날짜를 잡았고.
가장 빠른 날짜가 내일이라 내일 바로 하기로 했다. (다른 큰 병원은 MRI 날짜 잡는 것만 해도 오래 걸리던데, 여긴 아직 생긴 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바로바로 되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결과를 듣는 진료 일정도 예약했다. 금요일이면 좋겠지만 선생님이 이번 주에 안 계시다고.
월요일로 잡아주셨는데, 월요일에 우리가 여행갈 수도 있고 내가 마감하고 있을 수도 있어서 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게다가 자연임신이 안 되고 생리를 하게 되면 2-3일째랑 겹쳐서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름 ㅠ 일은 많고 시간은 촉박하고, 아주 산 넘어 산... )
아무튼 그래서! 화요일로 예약했다.
내일 가서 검사받고,
12월 1일 화요일에 결과를 듣는다.
만약 임신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그 사이에 난임과에 방문했을 거다. 허허허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
주님 손에 맡겨 드리리. 나의 삶. 주의 것.
주님 손이 나의 삶 이끄네. 나 주의 것. 영원히.
내가 믿는 분 예수. 내가 속한 분 예수. 삶의 이유 되시네. 내 노래 되시네. 전심으로.
주께서 오빠와 나를 돌보시기를.
요 며칠 이런 생각을 했다.
복권 1등 당첨과 임신 당첨(?)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임신을 택하겠지만, 그래도 복권도 당첨되면 좋겠다고. ㅋㅋ
근데 임신은 아직 아닌 것 같고(오늘도 혹시 몰라 확인해봄ㅠ), 복권을 사보았다.
연금복권 당첨되면 오빠 마음이 한결 편해지지 않을까...?
나도 일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허허허허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