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_개인적인/병원 일기

병원 일기 5

thisisyoung 2021. 4. 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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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검진 이후 기록을 남기려 했는데 못 하고 지나가버렸다.
바로바로 남기지 않으면 기억이 휘발되어 버리고 만다. 그래서 정확히 기억 못 하는 내용이 많다. 아쉽...
그렇지만 이제라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봅시다.

 

2021년 1분기 뇌하수체 선종 치료 기록. (+그 외 병원 방문기)


1월 16일 토요일, 1월 20일 수요일

오빠 내분비내과 검사 및 진료.

사실 난임 검사했을 때, 오빠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 수치도 조금 높은 편이었다. 내 프로락틴 수치가 너무 높아서 묻혔을 뿐...

오빠 결과만 나왔을 때는 의사 선생님이 나중에 시간 날 때 검사 한번 하라고 권하셨음. 

그러다 내 결과 나온 뒤에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내내 마음에 걸려서 1월에 오빠도 다시 피검사함.

결과는 그대로였다.

병원에서는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정상 범위를 약간 벗어나 있지만, 이 범위라는 게 또 절대적인 건 아니다 라고 함. 

그러니 걱정할 건 없고, 한 달 뒤에 다시 보자고.

피검사하기 전 일주일은 소화제, 감기약, 두통약, 영양제 등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2월 1일 월요일

세브란스 방문. 피검사를 위한 채혈.

8시간 이상 공복 후 해야 하는 건데, 공복 상태로 버스를 1시간 정도 탔더니 꽤 힘들었다.

 


2월 3일 수요일.

세브란스 병원 진료. 

구철룡 교수님. 

(지난번보다는 덜 피곤해 보이셨다. ㅋㅋㅋㅋㅋㅋㅋ)

 

호르몬제 복용 시작 후 한 달 만에 첫 검사를 하는 거라, 긴장하고 갔음.다행히 결과가 아주 좋았다. 호르몬 수치 11(25 안이므로 정상).약이 잘 들었던 것 같음. 부작용도 크게 없었고.

 

그리고 약 먹으면서 질문도 생겨서 미리 적어서 감. 

 

1. 비타민C 1000 먹어도 되는지? → ok. 종합비타민도 ok라 함

2. 입병이 났는데 내과에 가도 되는지? → ok 

3. 피부과 진료를 봐도 되는지? → ok (구각염 때문에 입술 주변 피부가 또 난리 나고 있었음 ㅠㅠ 설마 먹던 비타민을 안 먹어서 그런 걸까)

 

결론. 내과든 피부과든 단기적인 치료는 괜찮으니 상관없다고.

 

비타민도 허락받았다(?)!

일주일 넘게 입병이 낫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기쁜 소식이었음.

구내염에 걸렸을 때 나는 비타민 C와 비타민 B군이 효과가 좋은데, 먹어도 되나 엄청 고민하고 있었음. 병원 나와서 당장 임팩타민 삼.ㅋㅋㅋ

 

그리고 약(팔로델)은 이날부터 하루 2알로 늘어났다.

애초에 그러려다 부작용 있을까 봐 하루 1알 처방하셨던 거니까.

2달 동안 먹어보고, 피검사해서 수치 확인하기로 함.

2달 후에는 피검사뿐만 아니라 MRI도 다시 찍기로 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먹는 게 중요하니까, 원래는 밤 11시에만 먹었는데 그 뒤로 오전 10시에도 먹고 있음. 

나는 집업실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라 주로 재택근무를 한다. 그래서 오전 10시-오후 11시에 약 챙겨 먹는 일이 힘들지는 않다(알람을 맞춰둔다).

다만, 가끔, 오전부터 나가야 할 때 약을 빼놓고 나와서 집에 도로 간 적이 몇 번 있다.ㅠ

게다가 최근에는 1박을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아예 약의 존재를 깜박하고 감..... 

너무 놀라서 약국에 가 보니, 처방전 없이는 살 수 없는 약이라고 하고.

병원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그냥 집에 가면 다시 잘 챙겨 먹으라며.

사실은 하루 정도는 괜찮다거나 큰 영향 없을 테니 안심하라거나 이런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다. ㅠㅠㅋㅋㅋㅋㅋㅋ

 

인터넷 검색해보니 갑상선 호르몬제를 깜박하고 못 먹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간간이 나오던데, 팔로델이나 커버락틴 등은 안 보이더라.

휴, 일단 제가 통화했을 때는, 그냥 어쩔 수 없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허허허

결과 나오면 다음 일기에 적어 볼게요.


2월 15일, 2월 24일.

오빠 내분비내과 피검사&진료.

지난번과 같은 결과로, 병원에서는 가끔씩 검사하며 지켜만 보자고.(이게 추적 검사인가 싶다)

신랑은 3개월 후에 다시 검사하고 결과 보기로 했다.

 

내가 아프고 나니 누구라도 아플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신랑도 아플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3월 16일 화요일.

치과 스케일링했다. 

(이것도 어쨌든 병원이니까 적어 봄 ㅋㅋㅋㅋㅋ)

어릴 적 때운 곳을 다시 때워야 하는데, 이건 이사 가는 동네에서 하반기에 하기로 마음 먹음.


3월 31일 수요일

세브란스병원 피검사&MRI

역시 공복 후에 피검사하는 건데, 이번에는 오빠가 데려다줘서 편하게 갔다.

넉넉하게 출발했는데 거의 딱 맞춰서 도착함. 주차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평일 오전인데도 병원에 사람 진짜 많다. 갈 때마다 새삼 아픈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깨닫게 되어 마음이 좋지 않다.

다들 잘 치료받으셨으면...

 

피검사 먼저 하고, MRI찍으러 이동함. 

피는 5통(?)이나 뽑았다. 허허허

지난번에는 MRI를 본관에서 찍었고, 이번에는 암병동에 있는 곳에서 찍었다.

피검사도 암병동 2층에서 같이함.

세브란스에서 처음 MRI 찍던 날은 너무 별로였는데, 이날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더 친절한 느낌적인 느낌(그날보다 덜 바빴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여전히 사람이 많았지만). 감사.

장소와 상황도 다르고 담당하는 사람도 다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내 컨디션도 달랐겠지만, 아무튼 훨씬 편안했다. 

마스크도 탈의실 들어가기 전에 미리 주셔서 여유롭게 준비하고 나올 수 있었음. (그전에는 MRI촬영하러 방에 들어가서 바꾸라고 하심)

 

그렇게 검사가 끝났다. 일주일 후에 검사 결과를 듣게 된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고 있다.컨디션도 이전과 비슷하고,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없고. 내가 치료받는 중이라는 사실도 종종 잊는다.가끔 외출 시 약을 챙겨야 할 때 새삼스레 깨닫는다. 아, 나 아프지...약을 놓고 와서 집에 갔던 적이나, 집에 갈 수 없는 상황인데 약을 못 먹었던 날은 조금 울적하기도 하다. 그 작은 호르몬제가 뭐라고.

 

정말 다행인 건, 옛날의 나였다면 땅굴로 파 들어갔을 텐데 지금은 그냥 잠깐 우울해지고 만다는 점. 감사하다.앞으로 약을 얼마나 더 먹어야 할지, 임신은 할 수 있을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병명을 찾는 과정에서 실컷 고민하고 대화한 덕분인지 오히려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다.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제 조금은 안다.이렇게 무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도.

 

앞만 보며 달리지 않고,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지도 않고, 조금씩 한 걸음씩 내 속도대로 걷고 싶다.

일할 때 쉴 때 놀 때 언제나 시간을 온전히 누리며 살고 싶다.

뇌하수체 선종 진단 4개월 차. 다음 진료는 4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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