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_읽는다

[독서노트] 말하기를 말하기 / 결국 말과 글

thisisyoung 2021. 8. 1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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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저자 : 김하나
출판 : 콜라주
발매 : 2020.06.30.


#1.
두 번째로 듣게 된 오디오북이다. (첫 번째는 <돈의 속성>)
오디오북이라니, 괜히 거부감이 들어 안 듣다가 기회가 생겨서 듣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보니 꽤 괜찮다.
무엇보다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음. 이동할 때나 집안일할 때나 운동할 때, 병원에서 대기할 때도 좋다. (운전할 때도 괜찮을 것 같다.ㅋㅋ)
단점은, 메모하기 어렵다는 것.
에세이나 소설이 아니라면 많이 찍고 많이 적으며 기록하는 편인데(안드로이드 독서다이어리 어플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힘들다.
공부하며 읽어야 하는 책은 눈으로 읽는 쪽을 추천한다(이렇게 적고 있는 나는 지금 사실 웬디 우드의 <해빗>을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고... 너무 힘들다. ㅋㅋㅋㅋ 뒷부분이라도 눈으로 보려고 도서관에 신청해둔 상태다.)

그래도 <말하기를 말하기>는 김하나 작가님이 직접 읽어주시는 거라 아주 좋았음. :)
유난히 장거리로 이동할 일이 많았던 때라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사기만 하고(...) 제대로 못 읽고 있던 차에 만나서 더 반가운 오디오북.
(김하나 작가님은 책읽아웃 덕에 알게 되었고, 몇 개의 칼럼을 먼저 봤는데 넘 매력적.)


#2.
20대 초반 사명선언문을 작성할 일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썼다. "말과 글로 세상을 돕는 사람이 될 것이다."
초등학생 때 꿈은 작가였다. 글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지.
중고등학생 때는 아나운서나 성우가 되고 싶었다.
대학생 때는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었고,
어쩌다 보니 책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책을 만든다.
형태는 매번 달랐지만 결국 말과 글이다.
말과 글로 누군가를 일으키는 일. 무기력한 이를 일으키고 지친 이의 손을 잡아 주는 일. 때로는 위로를 전하고, 때로는 동기 부여를 해주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다. 큰 방향은 여전하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이자 쓰는 사람인 작가님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이 책 덕분에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방향을 잃지는 않았는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했다.


#3.
부끄러움 많고 낯가림 심하던 어린아이가 말하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말하는 사람이 된 후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이야기.
말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듣고 읽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말하는 사람으로서 상처 주는 표현을 삼가며 공부하고 조심하는 자세.
대화의 희열을 경험할 때 등등.
적지 않은 부분까지도 하나하나 다 인상 깊었다. 역시 좋은 언니야! (ㅋㅋㅋㅋ)

제목만 보고 '좀 과격하지 않나?' 싶었던 부분도 막상 내용을 듣고 나면 동의가 되었다.
특히 후배들을 위해, 우리를 바라보고 뒤에 따라오는 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잘 말하며 살아야 한다는 점. 내 몫을 챙기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 정말 좋았다. (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 파트)
본문에 나온 세 분의 여성이 각각 김민철 작가, 김명남 번역가, 황선우 작가라는 것도 놀라웠다. 오히려 그분들도 그랬다는 걸 들으니 더 끄덕이게 됨.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당연한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함.


#4.
마지막으로,
1. 말에서 힘 빼기. 너무 빽빽하지 않게 완급 조절하며 말하기. → 한 장황하는 1인으로서... 내가 꼭 기억해야 할 부분.ㅋㅋ 명심 또 명심
2. 나도 김하나 작가님 마인드맵 수업 들어보고 싶다! (나=이런 도구에 진심인 사람)
3. 잘 말하는 사람이 되기 이전에 잘 읽고 잘 듣는 사람이 되자.



밑줄은 그때그때 듣다가 인상 깊은 부분을 메모함. 오디오북이라 쪽수를 잘 모르며, 정확히 받아 적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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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들의 집합으로 이해하느냐 거대한 숲으로 이해하느냐

먼저 말을 건다는 것은 내게 그런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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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말에서 힘 빼기

가장 큰 깨달음은 말하기는 너무 빽빽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말하다 보면 듣는 사람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게 눈에 보였다.

편안하고 재밌는 방송이 나오려면 말하는 사람이 힘을 빼는 게 중요.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도록 완급 조절을 하는 게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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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세바시 강연록)

정말로 원하지 않는 것에서 힘을 뺄 수 있어야 정말로 힘을 줘야 될 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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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내 목소리가 이렇다고?

말하기는 나에서 완성되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서 완성되므로.

/

내가 만들어 낸 성취를 당당하게 자랑스러워하고 그에 대한 인정을 기쁘게 받아들이자.

부끄럽고 겸연쩍어도 우리를 보면서 가능성을 키워갈 또 다른 소녀들의 시선을 등 뒤에 느끼자.

우리에겐 아직 겸손할 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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