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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일기(2021년 8월 / 새열낭종+뇌하수체 선종)

thisisyoung 2021. 9. 1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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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월요일.
을지병원에서 목 CT 찍음.
MRI는 두 번 찍어봤고(머리) CT는 처음이었는데 부위가 달라서인지 병원이 달라서인지 모르겠지만 훨씬 수월했다.
옷도 안 갈아입어도 되었고 시간도 짧게 끝남.

이제 이틀 뒤에는 조직검사를 하러 다시 온다.


8월 4일 수요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정기 진료.
지난주에는 4개월 만에 채혈을 했고, 오늘 그 결과와 함께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다 좋다고, 프로락틴도 11로 정상 수치라고 얘기해주셨고. 아직 아기 소식은 없냐고 물어보심.
(참고로 진료 차 물어보신 질문이다. 지금 먹는 약은 팔로델정인데, 임신 계획이 없으면 다른 약을 처방받았을 거라서, 지난번 진료 때 이제 임신해도 된다고 말씀하셨고.)
아직 병원도 못 갔다고(ㅠㅠㅋㅋ) 말씀드리니 알았다고, 지금까지와 똑같이 하루 2알 먹고, 6개월 뒤에 보자고. 그때는 MRI도 하자고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궁금했던 점 몇 가지를 여쭤봄.
1. 이비인후과에서 침샘 옆 새열낭종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해도 되냐 여쭈어보니,
→ 크게 관련 없으니 괜찮다고 하셨다. 수술받아도 된다고.

2. 유즙분비호르몬(프로락틴)이 11이면 너무 낮은 건 아니냐고 질문.
→ 5~25 사이가 정상이라고 한다. 그러니 오케이.

3. (1) 약을 앞으로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할지, (2) 만약 임신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바뀌는지 질문.
→ (1) 임신&출산 후에 선종이 아예 사라지기도 하며,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건 아님. 장기적으로 줄여가는 것.
→ (2) 지금 먹는 약 때문에 임신하지 못하게 되는 일은 없다. 그리고 임신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다면 약을 다른 종류로 바꾸고 서서히 줄여가는 시도를 할 것.

마지막으로 호르몬 수치를 보며 "운동을 하세요~" 이야기하셨는데, 권면인지 필요인지 모르겠다.
다만 운동하는 게 치료에 좋다는 뉘앙스로 들렸다. 요즘 스트레칭이랑 실내 자전거만 주 1~2회 하고 있는데,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아가미틈새낭종(=새열낭종)도, 뇌하수체 선종도, 크게 생각했지만 어찌 보면 작은 일이다. 일상의 한 부분.
오늘 진료받고 마음이 편해졌다.
새열낭종 수술하고, 이번 마감이 끝나면 산부인과에 가야겠다. 더 이상 미루기만 할 수는 없지.

이번에도 한가득 받아온 약. 6개월치다.

 


8월 5일 목요일

조직검사를 위해 을지병원 내원.
20분 전쯤 도착해 안내를 받아 윗옷만 갈아입고 잠시 대기. 초음파실에 들어갔다.
선생님 한 분이 먼저 초음파 검사해주시고, 초음파 사진을 여러 장 찍으셨고
다음에 담당 선생님이 오셔서 그 사진을 같이 보고 논의를 하심.
그리고 담당 선생님이 직접 초음파로 확인하면서 두 분 선생님이 또 대화.
그 후에 차분히 설명해주셨다.
원래는 조직검사를 하려고 했는데, CT 촬영 결과도 그랬고 오늘 초음파로도 보니까 부어 오른 부분에 물이 차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바로 조직을 추출하기는 어렵고 물을 뺀 다음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하루 지났는데 벌써 살짝 헷갈린다;;)
조직검사 말고 물을 빼서 세포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세포검사는 더 아픈가 싶어서, 바로 하는 거냐고 많이 아프냐고 여쭤보니 친절하게 설명해주심.
조직을 추출하는 주사기는 바늘이 두꺼운데, 마취바늘 정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마취는 안 하기로 했었음)
그런데 액체를 빼는 주사기는 그보다는 덜 아플 거라고. 안 아프진 않다고. 만약 너무 아플 것 같거나 못 견딜 것 같으면 국소마취라도 해줄까요? 하고 챙겨주셨는데. 피 뽑는 주사기 정도라고 해서 그냥 진행하겠다고 했다. ---> 그리고 실제로는 피 뽑을 때보다도 안 아팠음. CT 찍을 때 맞는 조영제 주사가 훨씬 아팠음. 그런데도 내가 초반에 무서워했더니 괜찮냐고 몇 번 더 물어보심. 감사.
아무튼 묽은 액체가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하고 뻑뻑한(?) 액체가 나왔다고 하심. (나중에 보여주셨는데 진짜로 갈색의 진득한 느낌이었음) 그래서 전부 뽑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더 뽑아내려면 조직검사 용도의 두꺼운 바늘을 다시 꽂아서 바꿔야 한다고) 그래도 최대한 많이 뽑아내겠다고. 해서 조금 남아 있고 나머지는 다 뽑았다. (혹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 선생님은 "아직 육안으로도 볼 수 있게 남아 있네요." 하셨는데 그동안을 생각하면 너무 많이 줄어서 거의 안 보인다. 감격 ㅠㅠ)
아무튼 그렇게 액체(?)를 다 뽑아내고, 보여준다음, 누운 채로 설명을 들었다.

1. 정확한 병명은 세포 검사 후에 알 수 있음. 원래는 이 부위에 잘 생기는 틈새 낭종으로 보였는데, 액체인 것으로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역시 액체인 것으로 보아 아마 악성 종양도 아닐 것이다. 걱정 말고 기다려라.
2. 다만 묽은 액체가 아니고 진득한 액체가 추출되었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한 가지 추측으로는 안에서 염증이 생겼다가 없어진 흔적일 수도 있음. 이 또한 세포 검사 후에 이야기하자.

그리고 20~30분 정도 지혈을 했고, 간호사 선생님이 확인해준다음 밴드를 붙여주고 주의사항과 환불 관련 안내받고 끝났다.
(세포검사 비용이 조직검사 비용보다 덜 들어서, 지난번 낸 돈 환불받았음)

오늘은 물 닿지 않게 하고, 무리하지 말 것. 간단한 일상생활 정도는 괜찮으나 쉬는 게 좋음.
3일 정도 운전이나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음.
멍이 날 수 있으나 1~2일이면 없어질 것.

아프지는 않았지만, 무서워서 힘들었고.
그래도 뭔가 마음이 편해진 채로 집에 돌아왔다. 감사.
이제 다음 주 결과를 기다린다.



8월 11일 수요일

 

검사 결과 들으러 왔다.

병명은 새열낭종. (아가미틈새낭종이라고 부르는 병의 정식 명칭이다)

수술해야 한다고.

당장 위험하거나 급한 건 아니지만, 수술해서 들어내지 않는 이상 지금 이 혹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그리고 염증이 재발할 우려가 크고, 붙어 있는 부위인 경동맥 경정맥에 염증이 생기면 더 문제가 커진다고.

고민하고 다시 오겠냐고 하셔서, 어차피 수술하기로 마음먹고 왔으니 수술 날짜를 잡았다.

지난번엔 세침(?)으로 염증 부위 물(?)을 빼냈으니 이번엔 두꺼운 침으로 나머지 빼내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결국...

이렇게 하는 건 임시방편일 뿐 계속 반복되는 것 같다. (집에 와서 새열 낭종 관련 찾아봄)

 

주로 유아기 때 발견되지만, 나같이 성인이 되어서 발견하는 사람도 많음.

염증이 생기지 않으면 평생 괜찮은 사람도 있다고 함. 

그러나 한번 염증이 생기고 나면 재발도 여러 번 하고 합병증 우려도 있고. 

휴 암튼 인생 첫 수술을 이렇게 하게 되었다.

 

수술 날짜 잡는 게 어려웠는데, 수술을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첫 수술이라 몰랐다...

수술 하기 2~3주 전에 수술전검사를 해야 하고

그 후에 한 차례 진료를 또 받아야 하고(수술전검사 결과와 함께 수술에 대한 설명 뭐 이런 얘기인 듯)

수술 2일 전에 코로나 검사도 해야 한다. 

게다가 전신 마취 수술이다. ㄷㄷㄷ 전신마취라니... 생각도 못해본 일...

그래서 원래 다니던 세브란스병원에 가서 소견서를 받아와야 한다. 

전신마취라 1박 2일 정도 입원해야 해서 보호자도 있어야 한다고 하고. 보호자도 2일 전에 코로나 검사해야 하고..

9월에는 여름휴가도 있고, 추석도 있어서 신랑은 휴가를 더 내기가 힘든 상황이고.. 

복잡복잡.

아무튼 그렇게 겨우 수술 날짜를 잡았다. 

 

수술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땐 괜찮았는데, 전신마취라는 걸 알고 나니 갑자기 무섭고 걱정되었던 게 사실.

그러나 수술까지는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한 달도 넘게 남았으니.

그전까지는 해야 할 일을 하며 일상을 성실히 잘 살아가는 게 답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잘 지내봅시다.

 


8월 16일, 23일

오빠 차병원 내분비과 채혈 및 진료.

드디어 결과가 괜찮다고, 이제 안 와도 된다고 했다. 다행. 

 


8월 23일 월요일

수술받기 전 소견서 받아와야 한다고 해서 예약 후 세브란스 다녀옴.

소견서는 담당의 아니고 같은 과 다른 선생님이 써주셨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 내 자료는 세브란스에서 다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려니.

어쨌거나 해도 된단다. 소견서 받기 완료.

 


8월 30일 월요일

의료실비 신청하고 환급 받음.

수술 앞두고 있어서 이것저것 문의도 했다. 

나는 무조건 1만 원 이상이 기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동네 병원의 경우.

이비인후과 수술을 받고 있는 곳은 종합병원으로 1만 5천 원 이상이어야 한단다.

뇌하수체 선종 치료를 받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이라 2만 원 이상일 때만 환급된다고 하고.

경계성 종양, 특수 종양으로 분류되는 것 같아 암진단비도 문의했더니, 뇌하수체선종은 악성 종양이 아니라서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한 건가 싶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 미묘했다.

참고로 수술은 90%까지 환급받을 수 있을 듯. 25만 원이 하루 한도라는데, 나는 입원도 해야 해서 한도가 없다고 한다. 

실비라도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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